저희 단독보도로 이어갑니다.
북한 기업이 남측 기업에게 돈을 떼였다며, 대한민국 법원에 소송을 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.
남한 대리인을 통하면, 북한 기업도 우리 남한에서 소송을 할 수 있다네요.
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박수유 기자가 취재한 내용 전해드립니다.
[리포트]
아연을 수입 제조해 수출하는 국내 중견 기업 A사입니다.
A사는 지난 2010년 2월 평양 B사와 2600여 톤의 아연 구매 계약을 체결합니다.
600만 달러, 67억 원 규모입니다.
A사는 같은 해 5월 4일 물품대금 중 일부인 14억 원을 단둥의 C회사에 보냈습니다.
하지만, 잔금 53억 원을 못받았다는 게 원고 측 B사의 주장입니다.
결국 B사는 국내 대북 사업가를 통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.
북한 기업이 우리 기업을 상대로 낸 첫 번째 소송으로 알려졌습니다.
이에 대해 피고 측 변호사는 "이미 잔금을 지급했고, 중간에 받은 회사가 연락이 안 되는 상태"라고 주장했습니다.
하지만,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강력한 대북 제재조치인 5.24조치가 시행돼 왔다는 점에서 송금 사실이 확인된다 해도 논란이 될 소지가 있습니다.
[A사 관계자]
"그때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지금 없어서요. 10년이 다 됐잖아요.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이 없어서…"
원고 측은 오는 4월 선고를 앞두고 우선 1억 원이라도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.
[이경재 / 원고측 소송 대리인]
"오랫동안 참고 참다가 신의에 의해 거래가 완결되길 바랬는데… 코로나 때문에 사건을 선명하게 밝혀내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."
통일부는 "남북 기업 간 분쟁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"며 "자세한 내용은 파악 중"이라고 밝혔습니다.
북한 측이 우리 기업을 상대로 낸 첫 소송이라 재판 결과에 따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.
채널A 뉴스 박수유입니다.
박수유 기자 aporia@donga.com
영상취재 추진엽
영상편집 이재근